AI가 코드를 쓰는 시대, 개발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요즘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가 있다면 단연 AI다. ChatGPT가 나온 지 2년, 이제는 GitHub Copilot, Cursor, Claude Code 같은 도구들이 실제 개발 현장에 깊숙이 들어왔다. 나 역시 외주 개발사를 운영하면서 이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불안했다. "이러다가 개발자가 필요 없어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1년 넘게 AI 도구들을 실무에 적용해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오늘은 그 과정에서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나눠보려 한다.
AI가 잘하는 것, 못하는 것
먼저 현실을 직시해보자. AI는 확실히 잘하는 영역이 있다.
반복적인 CRUD 코드 작성, 보일러플레이트 생성, 정규표현식 작성, 에러 메시지 해석 등 이런 작업에서 AI의 생산성 향상 효과는 놀랍다. 예전에는 30분 걸리던 API 엔드포인트 하나를 이제는 5분 만에 뚝딱 만들어낸다.
하지만 분명한 한계도 있다.
지난달 있었던 일이다. 새로운 프로젝트의 데이터베이스 스키마를 설계하면서 AI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럴듯한 결과물이 나왔지만, 비즈니스의 특수한 맥락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고객사의 레거시 시스템과의 연동, 향후 확장 계획, 팀의 기술 스택 등 코드에는 드러나지 않는 맥락들.
결국 AI는 "어떻게(How)" 구현할지는 잘 알려주지만, "무엇을(What)" 만들어야 하고 "왜(Why)" 그래야 하는지는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다.
코더에서 오케스트레이터로
예전의 개발자가 '악기 연주자'였다면, 이제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가깝다. AI라는 강력한 연주자가 팀에 합류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 연주자를 잘 이끄는 능력이다.
- 문제 정의 능력: 고객이 "게시판 만들어주세요"라고 할 때, 그 뒤에 숨겨진 진짜 니즈를 파악하는 것
- 아키텍처 설계 능력: AI는 부분을 잘 만들지만, 전체 그림은 사람이 그려야 한다
- 커뮤니케이션 능력: 결국 소프트웨어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현장에서 배운 것들
단테 컴퍼니를 운영하면서 확실하게 느낀 게 있다.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는 건 코드의 품질이 아니라 신뢰와 소통이라는 것.
기술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결과물을 납품했는데도 고객이 불만족스러워한 적이 있다. 개발 과정에서 중간 공유가 부족했다고 한다. AI 덕분에 코딩에 쓰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고객과 소통하고 요구사항을 깊이 이해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됐다.
새로운 가능성의 시대
AI 도구들 덕분에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것들이 가능해지고 있다. 혼자서 또는 소수의 팀원으로 꽤 규모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체감 생산성이 최소 2배 이상 늘었다.
불안보다 적응을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되돌릴 수 없다. 핵심은 AI를 경쟁자로 보지 않고 협력자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개발자로서의 정체성을 "코드를 작성하는 사람"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으로 확장할 때다. 불안해할 시간에 적응하자. 그게 내가 지난 1년간 배운 가장 큰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