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 추천 도시 TOP 10: 2026년 최신 가이드
"다음엔 어디로 갈까?" 노마드로 살면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다. 42개 도시를 다녀봤는데, 막상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은 몇 군데로 압축된다. 남들이 추천하는 핫플보다, 내가 직접 노트북 들고 살아본 도시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해볼게.
치앙마이: 노마드의 성지는 이유가 있었다
처음 노마드를 시작한 곳이 치앙마이였다. 솔직히 "노마드 성지"라는 말이 좀 뻔하게 느껴져서 기대를 안 했는데, 살아보니 왜 다들 여기로 오는지 알겠더라.
일단 물가가 말도 안 되게 싸다. 한 달 생활비 100만 원이면 넉넉하게 산다. 에어컨 나오는 원룸에 수영장 있는 콘도가 40만 원대. 밥 한 끼가 3천 원, 마사지가 1만 원. 서울에서 월세 내고 남는 돈으로 여기선 왕처럼 살 수 있다.
인터넷도 의외로 좋다. 카페 와이파이가 50Mbps 나오는 곳이 많고, 코워킹 스페이스는 100Mbps 이상. 화상 회의 끊기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노마드들이 워낙 많아서 커뮤니티가 활발하다. 혼자 온 건데 2주 만에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생겼다.
단점도 있다. 3월부터 5월은 대기 오염이 심해서 숨 쉬기가 힘들다. 그 시즌엔 피하는 게 좋다. 그리고 밤문화가 거의 없어서 파티를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심심할 수 있다.
발리: 예쁜데 생각보다 불편하다
인스타그램에서 본 발리는 정말 예뻤다. 라이스 테라스, 해변, 풀빌라. 우붓, 세미냑, 울루와투까지 여러 지역을 다녀봤는데, 예쁜 건 맞다. 근데 일하기엔 좀 불편했다.
인터넷이 문제다. 숙소 와이파이는 느리고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코워킹 스페이스를 끼고 살아야 하는데,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일이다. 창구 쪽은 그나마 나은데, 우붓은 진짜 느리더라.
그래도 발리만의 매력은 있다. 아침에 서핑하고, 점심에 일하고, 저녁에 선셋 보는 생활. 주말마다 새로운 해변이나 사원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월 생활비는 150만 원 정도면 넉넉하다.
한 달 정도 쉬면서 일하는 느낌으로 가면 좋은 것 같다. 진지하게 일에 집중해야 할 때는 다른 곳이 나을 수도 있다.
방콕: 인프라 끝판왕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도시" 같은 도시다. 지하철도 있고, 쇼핑몰도 있고, 병원도 좋고, 없는 게 없다. 인터넷도 100Mbps 넘게 잘 나온다.
물가는 치앙마이보단 비싸지만, 서울보단 훨씬 싸다. 한 달에 150만 원이면 에어컨 빵빵한 콘도에서 편하게 살 수 있다. 음식은 길거리 음식부터 파인 다이닝까지 뭐든 있다. 한식당, 일식당도 많아서 입이 심심할 때 좋다.
단점은 교통 체증이다. 출퇴근 시간에 걸리면 10분 거리가 1시간 걸릴 때도 있다. 숙소를 지하철역 근처로 잡으면 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여름이 정말 덥다. 에어컨 없이는 못 산다.
다낭 & 호치민: 떠오르는 노마드 허브
베트남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노마드들 사이에서 급부상한 곳이다. 다낭과 호치민 둘 다 가봤는데, 성격이 좀 다르다.
다낭은 해변 도시라 발리 비슷한 느낌인데, 인터넷이 훨씬 좋다. 카페에서도 50Mbps 이상 나오고, 숙소 와이파이도 안정적이다. 물가는 치앙마이만큼 싸서, 한 달 100만 원이면 충분하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서 한식당도 많고.
호치민은 진짜 활기찬 도시다. 오토바이가 미친 듯이 다니는 게 처음엔 무섭지만, 적응되면 그 에너지가 중독된다. 카페 문화가 발달해서 일할 곳이 많고, 콩 카페 같은 체인점은 에어컨도 빵빵하고 와이파이도 좋다. 단점은 공기 질이 안 좋고, 소음이 심하다는 것.
베트남은 비자도 편하다. 한국인은 45일 무비자로 들어갈 수 있어서 단기 체류하기 좋다.
쿠알라룸푸르: 동남아의 숨은 보석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이 쿠알라룸푸르다. 솔직히 처음엔 큰 기대 없이 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한 달 넘게 머물고 있다.
일단 영어가 완벽하게 통한다. 말레이시아가 영국 식민지였던 덕분에 거의 모든 사람이 영어를 한다. 식당 주문, 택시 타기, 병원 가기 전부 영어로 되니까 스트레스가 없다.
인프라도 방콕 못지않다. 지하철(MRT)이 깔끔하고, 그랩(Grab)도 잘 되고, 쇼핑몰에 에어컨 빵빵하고. 인터넷은 100Mbps 이상 기본이다. 그러면서 물가는 방콕보다 싸다. 한 달에 120만 원이면 시내에서 편하게 산다.
음식도 다양하다. 말레이 음식, 중국 음식, 인도 음식이 섞여 있어서 매일 다른 걸 먹을 수 있다. 무슬림 국가라 술은 비싸지만, 안 마시면 오히려 돈이 절약된다.
단점은 도시가 좀 재미없다는 것. 관광지가 별로 없어서 주말에 할 게 없다. 나는 일에 집중하고 싶어서 오히려 좋은데, 놀거리를 원하면 심심할 수 있다.
도쿄 & 오사카: 선진국 노마드의 로망
일본은 물가가 비싸서 장기 체류하기엔 부담스럽지만, 한두 달 정도 경험해볼 만하다. 도쿄와 오사카 둘 다 가봤는데, 확실히 다른 동남아 도시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단 모든 게 깔끔하고 정확하다. 전철이 1분도 안 늦고, 편의점 음식도 맛있고, 거리에 쓰레기가 없다. "선진국이 이런 거구나" 느끼게 된다.
카페에서 일하기는 좀 애매하다. 일본 카페는 오래 앉아있으면 눈치가 보이고, 와이파이 없는 곳도 많다. 대신 코워킹 스페이스가 잘 되어 있다. 특히 오사카는 도쿄보다 저렴한 코워킹이 많다.
생활비는 한 달에 250만 원 정도 각오해야 한다. 저렴한 숙소를 찾으면 200만 원까지 줄일 수 있는데, 동남아 물가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가면 좀 아프다. 그래도 일본 특유의 문화와 음식을 경험하면서 일할 수 있다는 건 큰 매력이다.
어디가 제일 좋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정답은 없다. 사람마다 중요한 게 다르니까.
물가가 최우선이면 치앙마이나 다낭. 영어가 편해야 하면 쿠알라룸푸르. 도시의 편리함이 중요하면 방콕. 힐링하고 싶으면 발리. 선진국 경험을 원하면 일본.
내 경우엔 쿠알라룸푸르가 요즘 가장 마음에 든다. 영어, 인터넷, 물가, 음식이 균형 잡혀있어서 일에 집중하기 좋다. 하지만 한 도시에만 있으면 질리니까, 2-3개월마다 옮겨 다니는 게 나한테는 맞더라.
어디로 갈지 고민된다면, 일단 한 곳을 정해서 가보는 게 답이다. 인터넷에서 아무리 검색해봐야 직접 살아보지 않으면 모른다. 안 맞으면 다음 달에 다른 데로 가면 된다. 그게 노마드의 특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