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근무 생산성 극대화: 디지털 노마드의 시간 관리 비법
노마드 생활 첫 달, 나는 생산성이 바닥을 쳤다. 발리의 해변이 너무 예뻐서 점심 먹으러 나갔다가 서핑을 배우고, 카페에서 노트북 켜놓고 인스타그램만 2시간 하고... 자유롭게 일하겠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1년 정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름의 방법을 찾았다.
아무 데서나 일하면 안 된다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는 말의 함정이 있다. 진짜 아무 데서나 일하면 집중이 안 된다. 해변 카페에서 노트북 펼치는 인스타 감성 사진은 예쁘지만, 실제로 해보면 모래 들어가고, 햇빛에 화면 안 보이고, 와이파이 느리고... 일이 안 된다.
결국 나는 카페와 코워킹 스페이스를 번갈아 쓰게 됐다. 오전에 집중이 잘 되는 편이라, 오전에는 코워킹에서 중요한 일을 처리하고, 오후에는 카페로 옮겨서 가벼운 업무를 한다. 숙소에서는 가급적 일하지 않는다. 침대 유혹을 이기기가 너무 힘들다.
작업 환경 조건도 중요하다. 인터넷 속도는 최소 10Mbps, 의자가 불편하면 2시간도 못 앉아있고, 너무 시끄러우면 집중이 안 된다. 새로운 도시에 가면 제일 먼저 일할 수 있는 장소 두세 군데를 확보해둔다.
시간 관리: 내가 찾은 방법
포모도로 테크닉이라고, 25분 일하고 5분 쉬는 방식을 처음엔 무시했다. "25분이 뭐야, 나는 집중하면 몇 시간도 하는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집중하는 시간을 측정해보니 30분도 못 가더라. 그래서 시도해봤는데, 의외로 효과가 있었다.
타이머를 25분 맞춰놓으면 "이 시간 안에 끝내야지"라는 의식이 생긴다. 5분 쉴 때는 진짜 자리에서 일어나서 스트레칭하거나 물 마시러 간다. 4번 하고 나면 30분 정도 쉬면서 밖에 나갔다 온다. 하루 종일 이렇게 하면 6-8 포모도로 정도 되는데, 체감상 예전에 8시간 앉아있던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다.
그리고 "먹개구리"라는 방법도 쓴다. 하루 중 가장 하기 싫은 일, 가장 어려운 일을 아침에 먼저 한다. 미루면 하루 종일 머릿속에 남아서 다른 일도 방해하더라. 아침에 끝내버리면 나머지 하루가 편하다.
루틴이 자유를 만든다
노마드 생활이 자유롭다고 해서 루틴 없이 살면 망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유로운 생활을 유지하려면 일정한 루틴이 필요하다.
나는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스트레칭하고, 8시에 아침 먹고, 9시부터 일을 시작한다. 점심은 1시, 일은 보통 5시나 6시에 끝낸다. 주말에는 노트북을 안 켠다. 처음엔 유연하게 살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규칙적인 게 가장 생산적이더라.
이게 매일 똑같은 건 아니다. 어떤 날은 아침에 서핑하고 오후부터 일하기도 하고, 좋은 곳에 가면 하루 쉬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 프레임이 있으니까 다시 돌아오기가 쉽다.
집중력을 깎아먹는 것들
SNS가 제일 문제였다. 인스타그램 "잠깐만" 보려다 1시간이 사라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일하는 동안에는 휴대폰을 가방에 넣어둔다. 노트북에도 Freedom이라는 앱을 깔아서 업무 시간에는 트위터, 인스타, 유튜브를 차단한다.
슬랙이나 이메일 알림도 끈다. 실시간으로 확인할 필요가 없다. 포모도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몰아서 확인하면 된다. 처음엔 "급한 연락 놓치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진짜 급한 일은 거의 없더라.
번아웃 조심
여행하면서 일하니까 오히려 일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역설이 있다. "여행 중이니까 더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에 주말에도 일하고, 밤에도 일하고... 그러다 6개월쯤에 완전히 지쳐버렸다.
그 뒤로는 의식적으로 쉰다. 일요일은 진짜 쉬는 날. 때로는 2-3일 연속으로 아무 일도 안 하고 관광만 한다. 한 곳에 오래 머물면서 천천히 사는 것도 중요하다. 매주 새로운 도시로 옮기면 여행 자체가 피곤해진다.
결론
노마드로 살면서 생산성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자기한테 맞는 루틴을 찾고, 집중 방해 요소를 제거하고, 적절히 쉬면 충분히 가능하다.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70% 정도 지킬 수 있는 루틴을 목표로 하는 게 현실적이다.